전설 - 저승사자와 천년을 산 영혼
옛 조선시대, 달빛 아래 고요한 산길을 따라 검은 도포를 두른 저승사자가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사자의 상징인 검은 부채가 들려 있었고, 바람에 흔들리는 은빛 종소리가 사방을 울렸다.“오늘은 누굴 데려가야 하는가….”저승사자 ‘현우’는 저승의 문서를 살피며 낮게 읊조렸다.그러나 그때, 희미한 안개 속에서 낯선 기운이 느껴졌다. 현우는 발길을 멈췄다.산자도 죽은 자도 아닌 기운. 그곳에 서 있는 여인은 검은 한복을 입고, 달빛을 받아 서늘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천 년을 기다렸습니다.”여인의 목소리는 낮고 깊었다.“넌 누구냐?”현우는 부채를 접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저는 천 년을 떠도는 영혼입니다. 이름은 서린.”천 년 전, 서린은 저주에 걸려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운명을 맞았다. 그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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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2. 22. 22:25